• 세계 최초 '바둑 박사' 탄생[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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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함선생바둑 작성일14-10-09 23:30 조회1,2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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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古典 '玄玄棋經' 연구, 59세 만학도 이상훈씨]

    '웃으면 복이 와요' 작가 출신… 명랑소설·바둑 서적도 내
    의학·연극영화·신문방송 등 평생 다양한 분야 공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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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활집으로만 알려져 온 중국 바둑 고전 ‘현현기경’의 가치를 규명해 국내 바둑학 박사 1호가 된 이상훈씨. /조인원 기자***

    "'현현기경(玄玄棋經)'은 고대 중국인 바둑 지혜의 집대성입니다. '현현기경'이 거대한 산이라면 저는 이제 그 초입에 막 들어섰을 뿐이지요." 최근 '현현기경의 특성 및 가치에 대한 연구'란 논문으로 명지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이상훈(李相勳·59)씨의 소감이다.

    당사자뿐 아니라 바둑계로서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사건'이다. '바둑학'으론 한국 1호, 세계 유일의 박사가 배출됐기 때문. 3년 반 동안 이씨의 작업을 지도해 온 정수현 교수, 논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김진환 교수 등은 각각 교육학, 체육학 학위 취득자다. 2010년 명지대 바둑학과 박사과정 1기 과정에 입학해 환갑 눈앞에서 뜻을 이룬 이씨는 "힘들지만 즐겁고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고 만학(晩學) 과정을 회상했다.

    우연한 기회에 본 중국판 '현현기경' 내용이 국내판·일본판·대만판과 완전히 다른 데 흥미를 갖고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이 고전이 ▶단순 사활 문제집에 그치지 않고 역사·문화·철학 관전기 등이 망라된 방대한 종합 전서이고 ▶원나라 말기에 출간된 원본이 16세기 초 일본으로 건너가 상업적으로 개작됐고, 이것을 한국과 대만이 번역 출간하면서 또 변형됐으며 ▶안천장(晏天章)과 엄덕보(嚴德甫)가 공저자로 돼 있지만 서문을 쓴 우집(虞集)과 구양현(歐陽玄)이 큰 영향을 미쳤고 ▶사활문제 명칭인 진롱(珍瓏)들은 북송(北宋) 말기 유중보(劉仲甫)에 의해 완성됐음을 밝혀냈다.

    완고하고 근엄한 학자 이미지만 떠오르지만 그는 정반대 캐릭터도 함께 갖고 있다. 이씨는 79년 TV 수사드라마 공모에 당선되면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방송작가 출신이다. 오락 프로그램 작가를 거쳐 80년대 초엔 당대 최고 희극 프로이던 '웃으면 복이 와요'의 대본을 썼다. '돼지클럽' '내 사랑 짱구' 등 그가 쓴 명랑소설들은 합계 150만 부나 팔렸다. 그때 번 돈으로 출판사를 차렸다가 망해본 경험도 있다.

    바둑계 쪽에서도 '이상훈'은 낯선 이름이 아니다. 공전의 히트를 쳤던 '정석 암기법'을 비롯해 '바둑으로 천재를 만든다', '깔깔 바둑교실' 등 6~7권의 바둑 서적을 출간했다. 한때 반상(盤上)에 자동으로 수순을 전개하는 '바둑 재현기'를 발명, 특허를 낸 경력도 있다. 의대 방사선과(고려대), 연극영화과(한양대), 신문방송학과(중앙대 대학원), 바둑학과(명지대 대학원)를 거친 이력이 그를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이끌었다.

    요즘엔 저술과 강의 틈틈이 고향인 청주에 내려가 농사도 짓는다. "고대 바둑 문헌에 대한 연구, 특히 유중보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하고 싶어요. 한·중·일의 공유 자산인 '현현기경'을 3국이 힘을 모아 영화화하는 것도 꿈입니다." 이씨는 '현현기경' 속에 담겨 있는 지혜는 언젠가 세계가 공유하는 최고의 콘텐츠로 개발돼야 한다고 또 한 번 강조했다.2013.10.01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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